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는 고인의 삶을 정리하며 남은 이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유품정리사의 이야기를 통해, 죽음이라는 주제를 따뜻하고 섬세하게 조명한 드라마다. 주인공 ‘그루’와 삼촌 ‘상구’가 함께 유품을 정리하며 고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과정을 통해, 이 드라마는 삶과 죽음, 관계, 그리고 남겨진 이들의 슬픔과 성장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전달한다. 실제 유품정리사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으며, 사회적 소외, 장애, 가족, 사랑 등 여러 인간적 문제들을 성찰적으로 다룬다. 감정의 과잉 없이도 강력한 울림을 주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유품이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 ‘무브 투 헤븐’ 줄거리 요약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는 2021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대한민국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로, 총 10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작품은 실제 유품정리사 김새별 작가의 에세이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고인의 마지막 흔적을 정리하는 유품정리사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삶과 죽음, 인간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전달한다. 드라마는 한 청년 ‘한그루’(탕준상 분)를 중심으로 시작된다. 그루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20살의 청년으로, 아버지와 함께 ‘무브 투 헤븐’이라는 유품정리 업체를 운영해 왔다. 그루는 고인의 집을 정리하면서 마지막으로 남긴 물건과 흔적을 통해 고인의 이야기를 정리하고, 유족에게 전달하는 일을 맡는다. 그는 아주 규칙적이고 정리정돈에 철저한 성격을 지녔으며, 사람과의 정서적 교류에는 서툴지만 누구보다 진심으로 고인을 대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그루는 보호자가 없는 미성년 상태가 되며 위기에 처한다. 이때 등장하는 인물이 삼촌 조상구(이제훈 분)이다. 상구는 복역을 마친 전직 격투기 선수로, 과거 가족과 단절된 삶을 살아왔으며, 조카에 대한 애정도 없고, 처음에는 유산을 목적으로 그루의 후견인 역할을 맡게 된다. 그러나 그루와 함께 유품을 정리하는 일을 하면서 점차 변화해 간다. 이 드라마의 핵심은 매회 등장하는 고인들의 에피소드다. 한 회 한 회가 고유한 사연과 감정을 담고 있으며, 죽음을 통해 오히려 삶의 본질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어떤 고인은 외로움 속에서 죽음을 맞았고, 어떤 고인은 사랑하는 이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었다. 또 어떤 고인은 마지막까지 누군가를 걱정하고 돌보았다. 이러한 고인들의 이야기는 모두 ‘유품’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시청자에게 전달되며, 단순한 소재가 아닌 삶을 상징하는 내러티브로 기능한다. ‘무브 투 헤븐’은 시청자에게 죽음을 단지 슬픈 사건이 아닌, 남은 이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메시지로 풀어낸다. 특히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그루가 어떻게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타인을 위로하는지를 통해, 다양성과 포용이라는 주제도 함께 제시된다. 또한 조상구라는 인물을 통해 과거의 상처와 죄의식, 인간적인 회복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며, 궁극적으로는 죽음을 통해 삶을 되돌아보는 작품이 된다. 이 드라마는 감정적인 절제 속에서도 묵직한 감동을 준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극적인 사건보다도, 일상의 한 단면에서 나오는 진정성 있는 순간들이 시청자에게 더 큰 울림을 전한다. 단순한 휴먼 드라마가 아니라, 사회적인 소외, 장애에 대한 이해, 인간관계의 회복 등 여러 층위의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는 입체적인 작품이다.
‘그루’와 ‘상구’, 그리고 고인들의 삶이 전하는 메시지
《무브 투 헤븐》의 인물들은 각각의 고유한 서사와 정체성을 지니며, 드라마 전체에 인간적인 온기를 불어넣는다. 가장 중심이 되는 인물은 ‘한그루’와 ‘조상구’이며, 이 두 인물의 대조적 성격과 상호작용을 통해 드라마는 서서히 변화하고 확장되어 간다. 한그루(탕준상 분)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20살의 청년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툴고 사회적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지만, 한 사람의 인격체로서 진심 어린 태도를 잃지 않는다. 그루는 유품을 정리할 때 매우 섬세하게 고인의 흔적을 대하며, 그가 남긴 물건을 통해 삶의 의미를 읽어내고자 한다. 고인의 죽음을 단순한 ‘끝’으로 보지 않고, 남겨진 이들에게 전할 수 있는 마지막 메시지로 해석한다. 그의 정직함과 진정성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드라마의 중심을 단단히 잡아주는 힘이 된다. 조상구(이제훈 분)는 한그루의 삼촌으로, 복역을 마치고 사회에 복귀한 인물이다. 그는 처음에는 조카에 대한 책임감보다는 유산을 노리고 후견인이 되려 했으나, 그루와 함께 유품을 정리하면서 점차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상구는 거칠고 무책임한 삶을 살아왔지만, 그루의 순수함과 고인들의 이야기 속 진실을 통해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그는 갈등과 회피의 존재에서 점차 책임과 치유의 주체로 변화하며, 인간적인 성장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이 외에도 드라마에는 각 회차마다 다양한 고인들이 등장한다. 예를 들어 동성 커플이었던 군인과 그의 연인, 살던 방 안에서 홀로 쓸쓸히 죽음을 맞이한 노인, 아버지의 학대에서 동생을 지키려던 소녀 등, 사회에서 소외되거나 말할 수 없었던 인물들의 삶이 정리된다. 이들은 모두 고인이 된 이후에도 누군가에게 기억되고, 전해지고, 위로가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하나의 메시지를 완성한다. 유품은 단지 남은 물건이 아니라, 고인의 삶 전체를 상징하는 상징물로 기능한다. 사진, 편지, 책 한 권, 장난감, 유니폼 등은 각각 하나의 작은 이야기로 이어지며, 남겨진 가족과 지인들에게는 치유와 회한, 때로는 새로운 시작을 가능하게 해 준다. 이 지점에서 유품정리사는 단순한 정리업자가 아니라, 삶의 기록자이자 전달자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인물 구성은 다양성과 포용성을 반영한다. 장애를 지닌 주인공, 전과자였던 삼촌, 사회적 약자였던 고인들, 다양한 가족 형태와 사랑의 방식 등이 함께 그려지며, 이 드라마는 단지 휴먼 드라마가 아니라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으로 확장된다. 그리고 이 모든 인물들은 인간이라는 존재가 가진 복잡한 감정과 관계, 그리고 회복의 가능성을 상징한다.
죽음을 통해 삶을 말하다, ‘무브 투 헤븐’ 총평
《무브 투 헤븐》은 죽음이라는 묵직한 소재를 다루면서도, 그것을 절망이 아닌 ‘전달할 이야기’로 풀어낸 드라마다. 이 작품은 극적인 전개나 자극적인 연출 없이도, 한 사람의 삶이 남긴 흔적이 얼마나 깊고 의미 있는지를 조용히 설득해 낸다. 특히 ‘유품’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고인을 기억하고, 남겨진 이들에게 그 의미를 전달하는 방식은 신선하면서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드라마는 단순히 고인의 이야기를 그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유품을 정리하는 이들의 성장과 치유에도 초점을 맞춘다. 그루는 감정 표현이 서툰 청년이지만, 매 순간 진심을 다해 고인을 대한다. 상구는 거칠고 무심했던 인물이지만, 유품을 통해 타인의 삶을 접하며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이처럼 드라마는 ‘죽음’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삶’과 ‘인간’을 이야기한다. 각 회차에 담긴 고인들의 사연은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다.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시청자로 하여금 자신의 삶도 돌아보게 만든다. 우리는 얼마나 서로를 이해하고, 또 기억하며, 사랑하고 있는지를 되묻게 된다. 드라마는 이러한 질문을 감정적으로 호소하지 않고, 차분하게, 그리고 섬세하게 전달한다. 또한 시청각적으로도 절제미가 돋보인다. 잔잔한 배경 음악, 부드러운 카메라 워크, 자연광을 이용한 촬영 등은 감정 과잉 없이도 충분한 울림을 전달하게 한다. 배우들의 연기도 극의 진정성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특히 탕준상의 연기는 아스퍼거 증후군 캐릭터에 대한 편견 없이, 진정성 있게 표현되었으며, 이제훈은 상구의 변화하는 내면을 안정감 있게 그려냈다. 무엇보다 《무브 투 헤븐》은 우리 사회에서 죽음과 슬픔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든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지만, 그것을 마주하는 방식은 각기 다르다. 이 드라마는 ‘정리’라는 행위를 통해 고인을 보내고, 남은 이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돕는다. 그 안에는 깊은 공감과 따뜻한 위로가 녹아 있다. 결론적으로 《무브 투 헤븐》은 휴먼 드라마의 정석이라 할 수 있다. 감정적인 연출 없이도 진한 울림을 주며,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자연스럽게 녹여낸 작품이다. 시청 후 한동안 여운이 남는 드라마이며, 삶을 조금 더 진지하게 바라보게 만드는 힘을 지닌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