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드라마 《미씽: 그들이 있었다》는 실종된 사람들의 영혼이 모여 사는 미스터리한 마을 ‘두온 마을’을 배경으로, 그들을 둘러싼 진실과 사건을 추적하는 판타지 휴먼 드라마다. 고수와 허준호가 주연을 맡아 인간 내면의 슬픔과 죄책감, 미스터리 스릴러의 긴장감을 절묘하게 녹여낸 작품으로, 신선한 소재와 몰입감 높은 연출로 호평받았다. 본문에서는 시즌 1의 줄거리, 핵심 인물 분석, 그리고 작품의 총평을 정리한다.
죽은 자들의 마을에서 진실을 마주하다
《미씽: 그들이 있었다》는 실종된 사람들이 사망한 뒤에도 그 시신이 발견되지 않으면 떠나지 못하고 머물게 되는, ‘두온 마을’이라는 공간에서 시작된다. 이 드라마는 단순한 범죄 수사극이 아니라, 죽은 이들의 마지막 이야기를 찾아주는 인간적인 메시지를 담은 판타지 휴먼 미스터리다. 주인공 김욱(고수)은 사기꾼 기질을 가진 인물로, 어느 날 우연히 절벽에서 추락한 뒤 자신이 ‘죽은 자들의 마을’ 두온 마을을 볼 수 있게 되었음을 깨닫는다. 이 마을은 단순한 유령의 공간이 아니라, 실종되었지만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 이승에 머물러 있는 ‘영혼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김욱은 두온 마을에서 장판석(허준호)을 만난다. 판석 역시 두온 마을을 인식할 수 있는 자로, 오랜 시간 이 마을의 진실과 사연을 쫓아온 인물이다. 이들은 공조하며 두온 마을 주민들이 왜 죽었고, 어디에 시신이 있는지, 그들이 무슨 미련을 남기고 떠나지 못하는지를 하나하나 밝혀간다.
두온 마을의 설정은 굉장히 신선하다. 죽은 자들이 살아 있을 때처럼 서로 교류하고, 마을을 이루고, 심지어 소망도 갖는다. 하지만 모두 ‘자신이 왜 죽었는지’를 모르기에, 억울함과 공허함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김욱과 장판석은 단순한 사건 해결자가 아니라 죽은 자들의 ‘목소리’를 대신 전하는 해설자이자 진실의 탐색자다. 각 에피소드마다 다른 죽음의 방식과 사건이 등장하며, 이를 통해 시청자는 다양한 인간 군상과 실종이라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 성찰하게 된다. 드라마는 단지 미스터리를 푸는 데 그치지 않는다. 생전에 밝혀지지 않은 상처, 가족과의 갈등, 억울한 누명, 어린아이의 죽음 같은 감정적인 스토리가 에피소드마다 중심이 되어 휴먼 드라마의 결을 유지한다. 후반부에서는 김욱과 판석 자신도 이 마을과 연결된 충격적인 과거를 마주하게 되며 단순한 해결이 아닌, ‘죽은 자를 위한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결국 두 사람은 두온 마을의 주민들을 이승으로 떠나보내고, 남은 자들, 즉 생존자들에게 진실을 전함으로써 비로소 죽은 자들의 삶을 완성시킨다. 드라마는 따뜻한 감성과 서늘한 미스터리가 공존하는 독특한 장르적 완성도를 보여주며 마무리된다.
살아있는 자와 죽은 자, 두 세계의 교차
《미씽: 그들이 있었다》는 각 인물들의 입체적 서사와 감정선이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이는 중요한 축이다. 주인공뿐 아니라 두온 마을 주민들의 개별 사연이 강한 인상을 남긴다.
김욱 (고수)은 원래는 사기꾼 기질이 다분한 인물이지만, 두온 마을을 본 이후 진실을 밝히는 역할을 자처하게 된다. 처음에는 돈이 목적이었지만, 사건 하나하나를 해결하며 점점 공감 능력과 정의감을 갖춘 인물로 성장한다. 그의 시선은 시청자에게 이 세계관을 이해시키는 내레이션 도구이자 감정 이입의 통로가 된다.
장판석 (허준호)은 두온 마을의 오랜 조력자로, 자신의 아픈 과거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겉으로는 거칠고 무뚝뚝하지만 죽은 이들의 한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도와주는 따뜻한 심성을 지녔다. 특히 김욱과의 티격태격 호흡은 드라마의 감정적 무게를 분산시키는 좋은 장치였다.
이종아 (안소희)는 김욱의 절친으로, 현실적인 감각과 행동력을 갖춘 캐릭터다. 사건 수사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며 종종 감정적으로 치우치는 김욱에게 현실적인 시선을 제공한다.
최려나 (서은수)는 두온 마을의 한 주민으로, 생전 자신이 왜 죽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복잡한 사연의 소유자다. 점차 진실에 다가가면서 슬픔, 분노, 체념, 그리고 해탈을 거치는 감정선의 변화가 잘 표현된 캐릭터다.
그 외에도 두온 마을의 주민인 ‘박영호’, ‘장미’, ‘윤미’, ‘민지’, ‘태진’ 등은 각기 다른 사연과 상처를 지닌 인물로 등장하여 에피소드별 감정적 울림을 이끌어낸다.
각 인물은 단순히 피해자나 유령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생전에 풀지 못한 감정의 매듭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시청자들에게 ‘죽은 자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삶과 죽음을 잇는 감성 미스터리의 수작
《미씽: 그들이 있었다》는 한국 드라마에서는 흔치 않은 ‘죽은 자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독특한 서사를 가진 작품이다. 기존의 범죄 수사극이나 유령 드라마와는 전혀 다른 결의 메시지를 전하며 단순한 미스터리를 넘는 깊이를 보여주었다. 드라마는 실종이라는 사회적 이슈를 중심에 놓되, 그 속에 숨겨진 인간 개개인의 사연과 감정을 섬세하게 조명한다. 누군가는 억울하게 죽고, 누군가는 사랑을 끝내지 못한 채 떠났으며, 또 누군가는 자신이 죽은지도 모른 채 이승을 배회하고 있다. 연출은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절묘하게 넘나들며 시청자에게 깊은 몰입감을 제공하고, OST와 색채 연출 또한 차분하고 묵직한 감정을 전달하는 데 기여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주는 감동은 ‘남겨진 이들을 위한 이야기’이자, ‘떠난 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이야기’라는 점이다. 죽음의 신비와 삶의 의미를 정제된 연출과 구성으로 풀어낸 이 드라마는 단순한 장르물 그 이상의 가치를 지녔다. 시즌 1의 성공은 《미씽: 그들이 있었다 시즌 2》 제작으로 이어졌고, OCN을 대표하는 장르물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미씽: 그들이 있었다》는 미스터리와 판타지, 감성 드라마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K-장르물’의 성공적인 사례이자, 죽은 자의 진실을 통해 살아있는 자가 성찰하게 되는 수작 드라마로 평가받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