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반드시 잡는다’는 베테랑 배우 백윤식, 성동일, 천호진이 중심에 서서 이야기를 이끄는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로, 소외된 도시의 연쇄 실종 사건을 중심으로 한 서스펜스가 돋보인다.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예측 불가능한 범죄, 노년의 두 인물이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기존 범죄물과는 결이 다른 묵직한 메시지를 담아낸다. 본 글에서는 영화의 전체 줄거리 요약, 주요 등장인물 분석, 그리고 영화 전반에 대한 총평을 통해 ‘반드시 잡는다’의 의미와 가치를 조명하고자 한다.
일상의 균열 속 진실을 파헤치는 노년의 추적자들
2017년 11월 개봉한 영화 ‘반드시 잡는다’는 흔히 접하는 젊은 형사 중심의 수사극이나 액션 위주의 범죄영화와는 전혀 다른 시각에서 시작된다. 주인공은 은퇴한 경찰 ‘심덕수’(백윤식)와 지역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양종진’(성동일), 그리고 지역 사회에 불안을 유발하는 기이한 분위기의 인물 ‘천호진’이 연기하는 강렬한 주변 인물들이다. 전형적인 사건 해결 구조에 의존하기보다는, 세상에서 점차 잊혀가는 사람들의 시선으로 범죄를 마주한다는 점에서 영화는 특별한 울림을 준다. 도심 외곽의 작은 아파트 단지. 이곳은 고령의 주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곳으로, 일상은 느리고 조용하다. 그러나 이 평온한 일상 속에서 ‘실종’이라는 단어가 반복되기 시작한다. 영화는 이러한 일련의 실종 사건을 중심으로, 사람들의 무관심과 제도적 무력함, 그리고 결국 개인의 의지로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이 충돌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심덕수는 경찰에서 은퇴했지만, 타고난 직감과 관찰력, 그리고 사명감은 여전히 살아있다. 그는 이웃 여성의 실종 사건을 단순한 가출이 아닌 범죄의 냄새로 직감하고, 이를 파헤치기 위해 직접 움직인다. 그의 곁에는 말은 거칠지만 의리는 강한 양종진이 함께 한다. 두 사람의 호흡은 그 자체로 영화의 중심축이 된다. 영화는 미스터리와 스릴러의 요소를 갖추면서도, 인간적인 온기를 잃지 않는다. 특히 범죄 해결의 중심에 선 인물들이 청년층이 아닌, 노년층이라는 설정은 관객에게 색다른 감정을 전달한다. 이는 단순한 캐릭터 차원의 설정을 넘어, 우리 사회가 고령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년층의 존재가 사회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질문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반드시 잡는다’는 큰 스케일의 액션이나 화려한 추리 대신, 작은 단서와 인간의 본능에 가까운 추적 과정을 통해 긴장감을 유지한다. 이처럼 영화는 사회적 메시지와 장르적 재미를 동시에 아우르며,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이 살고 있는 공간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노련한 감각과 집요한 집착: 사건 전개의 핵심
영화의 주된 줄거리는 소외된 도시의 한 아파트 단지를 배경으로 연쇄 실종 사건이 발생하면서 시작된다. 영화는 이 실종 사건이 단순한 우연이나 가출이 아님을 서서히 드러내며, 등장인물들이 그것을 어떻게 인지하고 행동하는지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백윤식이 연기하는 ‘심덕수’는 전직 경찰로서 은퇴 후 조용한 노년을 보내고 있었으나, 이웃 여성의 실종 사건을 기점으로 과거의 직감이 되살아난다. 심덕수는 경찰에 사건을 신고하지만, 경찰은 뚜렷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 제도적 무기력 앞에서 그는 결국 자신의 방식으로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려는 시도를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양종진’이다. 성동일이 연기하는 종진은 단순한 조력자가 아니다. 그는 자신의 방식으로 이웃을 챙기며, 동시에 심덕수의 행동을 지지하고 때로는 이끌어주는 파트너다. 두 사람의 케미는 영화 전반에 걸쳐 가장 돋보이는 요소 중 하나로, 갈등과 협력이 교차하면서 자연스러운 인간관계를 형성한다. 줄거리 전개에서 특이할 만한 점은 사건의 범인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이다. 영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단서를 함께 따라가고, 의심의 대상이 누구인지 추측하게 만든다. 이 긴장감은 스릴러 장르에서 중요한 요소이며, ‘반드시 잡는다’는 이를 과하지 않게 유지하며 설득력 있는 전개를 만들어낸다. 특히 천호진이 맡은 인물은 표면적으로는 범인인지 아닌지 애매모호한 행동을 반복하며, 관객의 의심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 그의 존재는 단지 범인의 유무를 넘어서, 공포라는 감정 자체를 시각화한 상징으로도 볼 수 있다. 실종 사건이 반복되고,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무뎌질수록 심덕수와 양종진의 행동은 더 과감해진다. 특히 단서를 찾기 위해 아파트 단지 내 구석구석을 수색하고, CCTV를 확인하며 주변 인물과 대화하는 과정은 ‘탐정극’의 형식을 차용하면서도 리얼리티를 잃지 않는다. 마지막 장면에서 밝혀지는 진실은 충격적이지만, 동시에 영화 전반의 분위기와 잘 맞물리며,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줄거리의 구성은 명확하고 단순하지만, 그것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작은 일에도 귀 기울이는 것의 중요성’, ‘모두가 외면할 때 누군가는 움직여야 한다’는 주제는 영화 속 노년의 두 주인공을 통해 뚜렷하게 전달된다.
배우의 연기, 사회적 메시지, 장르 완성도까지 아우른 작품
‘반드시 잡는다’는 단순한 범죄 스릴러 이상의 영화다. 그것은 인간관계에 대한 성찰, 노년기의 외로움과 존엄성, 그리고 사회적 무관심에 대한 고발까지 다양한 주제를 압축적으로 담아낸다. 이러한 영화적 깊이를 가능하게 만든 주된 요소는 바로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다. 백윤식은 과거의 명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복잡한 내면의 인물을 절제된 방식으로 표현한다. 말수가 적고 감정 표현이 크지 않지만, 눈빛과 미세한 표정만으로도 캐릭터의 고뇌와 결단력을 전달한다. 그는 극 중에서 단순한 탐정이 아닌, 책임감 있는 시민으로서의 무게감을 짊어진 인물이다. 관객은 그의 선택과 행동을 보며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성동일은 여느 때처럼 유쾌함과 현실감을 동시에 보여준다. 그는 단순한 웃음 코드를 제공하는 조연이 아니라, 때로는 주인공을 이끌고 보호하는 인물로 그려지며 영화의 중심축을 같이 형성한다. 특히 심덕수와의 대화 장면에서는 두 인물 간의 오랜 시간과 신뢰가 고스란히 느껴지며, 그것이 영화의 감정선을 보다 풍성하게 만든다. 천호진이 맡은 역할은 그 자체로 공포의 대상이며, 불안함의 실체를 상징한다. 그는 대사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등장만으로도 장면의 분위기를 바꿔놓는 힘을 가진 배우로서 영화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의 캐릭터는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 즉 ‘우리 주변에 있을지도 모르는 위험’에 대한 경고를 시각화한 존재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반드시 잡는다’는 여러모로 의미 있는 시도다. 노년층을 주인공으로 세우고, 사회의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공동체의 역할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영화는 느리고 조용하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와 감정은 매우 강렬하다. 상업적으로 대단한 흥행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작품성과 메시지 측면에서 충분히 가치 있는 영화로 평가받는다. 사회적 약자, 특히 노년층의 시선에서 본 범죄와 공동체 문제는 자주 다뤄지지 않는 주제이기에 이 작품은 더욱 중요하다. ‘반드시 잡는다’는 오늘날 사회가 놓치고 있는 작지만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힘을 지닌 영화이며, 배우들의 존재감과 메시지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수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