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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바디 줄거리 요약과 주요 인물 분석, 디지털 사회 범죄 심리 드라마 총평

by 정보노하우365 2025. 10. 16.

썸바디 드라마 관련 사진
썸바디 드라마 관련 사진

《썸바디》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2022년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로, 소셜 네트워크 앱을 통해 벌어지는 연쇄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인간 내면의 어두움과 연결의 위선을 파고드는 스릴러 드라마다. 천재 개발자이자 자폐 스펙트럼을 지닌 여성 주인공과, 매력적인 외모 뒤에 살인을 숨긴 사이코패스 남성이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며, 디지털 시대의 관계와 단절, 그리고 인간 본성의 이면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이 작품은 파격적인 연출, 성적 묘사, 심리적 불안정성을 강조한 전개로 강한 호불호를 자아냈지만, 한편으론 기존 K-드라마의 틀을 벗어난 실험적인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연결의 시대, 단절된 영혼 – ‘썸바디’ 줄거리 요약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썸바디》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기술이, 오히려 인간성을 파괴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역설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범죄 스릴러이다. 이 작품은 단순한 사이코패스 살인자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사회적 고립과 감정 결핍 속에서 방황하는 현대인의 존재론적 불안을 그려내는 심리극에 가깝다. 주인공 김솜(강해림 분)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지닌 천재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그녀는 사람들과의 정서적 교류에 어려움을 느끼지만 기술적 능력만큼은 탁월하다. 그녀가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매칭 앱 ‘썸바디(Somebody)’는 사용자 간의 감정을 분석해 연결해 주는 플랫폼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끈다. 그러나 앱을 이용한 연쇄 살인사건이 발생하면서, 그녀의 일상은 점점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이 사건의 중심에는 윤오(김영광 분)라는 남성이 있다. 그는 매력적인 외모와 부드러운 말투로 다가오지만, 실제로는 사람을 조종하고 살해하는 사이코패스다. 그는 ‘썸바디’ 앱을 통해 피해자를 물색하고, 그들의 감정과 행동을 완벽히 조작한 뒤 살인을 저지른다. 솜은 윤오의 존재를 처음에는 의심하지 않지만, 점차 그의 진실에 가까워지며 위험에 빠져든다. 흥미로운 점은, 윤오가 솜에게도 강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는 솜의 ‘감정이 결핍된 존재’라는 점에 매료되고, 오히려 그녀를 ‘자신과 닮은 존재’로 인식한다. 이로 인해 두 사람은 일반적인 연애 관계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엮이게 되며, 그들의 감정은 집착, 위협, 동질감, 소유욕으로 얽혀 복잡하게 전개된다. 한편, 솜의 절친이자 형사 출신인 기은(김수연 분)과 목사였던 친구 목원(김용지 분)은 사건 해결을 위해 고군분투하며, 솜을 윤오로부터 보호하려 애쓴다. 하지만 솜은 점차 윤오에게 끌리는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고, 그의 세계로 깊숙이 들어가게 된다. 솜이 느끼는 ‘연결’과 ‘공감’은 기존 사회적 규범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며, 윤오와의 관계는 도덕적 경계를 넘나드는 위험한 서사로 이어진다. 드라마는 후반으로 갈수록 폭력과 파괴성이 고조되며, 솜이 윤오를 막을 것인지, 혹은 함께 어둠 속으로 빠져들 것인지 긴장감 있게 전개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 모든 연결의 허상이 어떻게 붕괴되는지를 강렬하게 보여주며, 기술과 인간의 본질에 대한 깊은 질문을 남긴다.

등장인물 분석 – 감정 결핍 속 인간의 본성

《썸바디》의 가장 큰 특징은 캐릭터의 정형화된 도덕 구도를 철저히 거부하고, 각 인물을 심리적으로 분해하고 재조립하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모든 주요 인물은 각자의 방식으로 고립되어 있으며, 사회적 규범에서 벗어난 형태로 인간관계를 맺는다. 이 드라마는 그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현대인의 정체성과 감정, 욕망, 공감능력에 대해 실험적으로 탐색한다. 김솜(강해림 분)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프로그래머로, 감정을 해석하거나 타인과의 깊은 교류가 어렵다. 그러나 그녀는 천재적인 두뇌로 ‘썸바디’라는 앱을 만들고, 사회적으로는 ‘성공한 창업자’로 평가받는다. 그녀의 내면은 정서적 공허함과 혼란으로 가득 차 있으며, 그녀가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방법은 코드와 알고리즘이다. 윤오를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그에게 위협이 아닌 ‘이해’와 ‘동질감’을 느끼고, 점차 그와의 관계에 집착하게 된다. 윤오(김영광 분)는 전형적인 반사회적 인격 장애(Sociopath)의 면모를 지닌 인물이다. 그는 타인의 감정을 모방하고 조작하는 데 능숙하며, 살인을 통해 쾌감을 느끼는 사이코패스다. 하지만 이 캐릭터는 단순한 연쇄살인범이라기보다는, 현대 사회의 ‘감정 소비’ 구조에 환멸을 느끼고, 인간 본성의 위선에 대한 반항처럼 행동한다. 그는 솜에게서 ‘진짜 감정 결핍’을 보며 묘한 동질감을 느끼고, 그녀를 통해 자신도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믿게 된다. 윤오는 솜을 파괴하고 지배하려는 동시에, 그녀를 통해 구원받고자 하는 이중적 욕망을 지닌 복합적인 인물이다. 기은(김수연 분)은 경찰 출신으로, 솜의 친구이자 보호자 역할을 한다. 그녀는 현실적인 감각과 정의감을 지닌 인물로, 윤오의 정체를 가장 먼저 의심하고 끝까지 솜을 구하려 한다. 하지만 솜이 점점 윤오에게 빠져들자, 그녀는 무력감과 배신감을 동시에 느낀다. 기은은 윤오와 솜이라는 두 인물 사이에서 유일하게 ‘정상적 사회의 잣대’를 가지고 판단하려는 존재지만, 결과적으로 이 세계에서는 무력한 캐릭터로 남게 된다. 목원(김용지 분)은 과거 목사였던 인물로, 현재는 퀴어 정체성을 가진 인물로서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그녀는 솜에게 정신적 의지가 되어주는 존재이지만, 동시에 스스로도 정체성과 과거로 인해 내면의 혼란을 겪는다. 목원의 존재는 ‘믿음’과 ‘정체성’ 사이의 충돌을 보여주며, 드라마가 다루는 ‘진짜 나란 누구인가’라는 주제를 심화시킨다. 이 외에도 드라마에는 ‘썸바디’ 앱의 사용자로서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이 에피소드 형식으로 등장하며, 이들은 기술에 의존하는 인간관계의 위태로움과 감정의 파편화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앱이 연결해 주는 ‘누군가(Somebody)’는 진짜 사람이 아니라, 환상과 욕망의 대리물이며, 결국 자신을 파괴하는 매개체가 된다.

작품 총평 – 파격적인 감성 실험, 호불호를 넘어선 시도

《썸바디》는 분명히 모든 시청자에게 추천하기 어려운, 매우 실험적인 작품이다. 파격적인 노출, 폭력, 성적 관계, 감정의 왜곡 등 불편함을 유발하는 요소들이 전면에 등장하며, 이야기 전개 역시 기존의 드라마 문법을 따르지 않고 파편적이고 상징적으로 흐른다. 하지만 이 모든 요소들이 단순한 자극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란 무엇인가’, ‘연결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기 위한 장치로 작동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을 수 있다.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은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색을 끝까지 유지했다는 점이다. 서스펜스, 심리극, 범죄물, 로맨스, 성 정체성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 요소가 혼재되어 있으나, 중심에는 ‘감정 결핍’이라는 일관된 테마가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주인공 김솜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공감하지 못하는 인간’이 오히려 진정한 감정의 진실을 본다는 역설적 구성을 시도한 점이 인상 깊다. 연출 면에서는 장항준 감독의 시네마틱 한 시도들이 돋보인다. 차가운 색감, 미니멀한 공간, 절제된 대사 등은 인물의 내면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BGM 또한 감정의 흐름을 대변한다. 강해림은 비주류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김솜이라는 복잡한 캐릭터를 섬세하게 연기해 내며, 김영광은 기존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차가운 사이코패스를 설득력 있게 소화했다. 하지만 드라마의 전개는 너무 느리거나 상징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 일반 시청자에게는 몰입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또한 결말 부분에서의 개연성 부족, 인물 관계의 정서적 해소 부족 등은 아쉬운 점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이는 이 작품이 전통적인 드라마라기보다는 ‘정서적 체험’에 가까운 성격을 지녔기 때문으로 이해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썸바디》는 연결과 소통의 기술이 보편화된 시대에, 오히려 인간이 얼마나 단절되어 있는지를 드러낸 작품이다. 진정한 감정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믿는 관계는 실재하는가에 대한 물음은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 작품은 분명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지만, K-드라마의 지형도에서 하나의 중요한 실험적 이정표가 되었다는 점에서는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