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수업》은 2020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청소년 범죄 드라마로, 평범한 고등학생이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불법 범죄에 손을 대게 되면서 벌어지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단순히 자극적인 설정에 그치지 않고, 현대 사회에서 청소년이 처한 현실적 문제와 도덕적 갈등, 그리고 선택의 대가에 대해 깊이 있게 조명한다. 작품은 청춘 드라마의 틀을 깨고, 무겁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인간의 이중성과 책임을 묻는 웰메이드 장르물로 평가받았다.
평범한 고등학생이 범죄에 손을 대다 – ‘인간수업’ 줄거리 요약
《인간수업》은 2020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10부작 드라마로,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불법 성매매 알선 사업을 운영하는 고등학생 '오지수'를 중심으로, 청소년들의 일탈과 범죄, 그로 인한 파국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장르적으로는 범죄 스릴러에 가까우며, 기존의 청춘 드라마와는 전혀 다른 어두운 현실을 기반으로 한다. 주인공 오지수는 학교에서는 조용하고 성실한 학생이지만, 실상은 스마트폰을 활용한 디지털 기반의 불법 성매매 알선 사업을 운영하며 돈을 벌고 있다. 그는 혼자 사는 집에서 방범용 CCTV, 보안 시스템을 설치해 놓고 범죄를 치밀하게 계획하고 실행하며, ‘사장님’이라는 익명의 존재로 활동한다. 이러한 이중생활은 친구들과 선생님, 학교생활 속에서는 완전히 감춰져 있다. 지수는 자신의 행동이 잘못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나, 어른들로부터 방치된 현실과 살아남기 위한 필요에 의해 점점 더 범죄에 몰입하게 된다. 처음에는 단순한 알선만 진행하던 그는, 조직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김미노’라는 조폭 출신 남성을 고용하고, 이후 더 큰 범죄와 위험에 노출되게 된다. 한편, 같은 반 친구인 '배규리'는 우연히 지수의 비밀을 알게 되며, 처음에는 그를 협박하지만 곧 공범이 되어 이 사업에 직접 뛰어든다. 배규리는 겉으로는 명문가의 딸이지만, 가정 내 억압과 감정적 외로움으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과 행동을 일삼는다. 그녀는 지수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파괴적인 본능을 드러내며, 사건을 더욱 걷잡을 수 없이 확장시킨다. 이 외에도 아르바이트생 서민희, 불법 촬영자 기태, 조폭 김미노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며, 지수의 세계는 점점 더 복잡하고 위험한 국면으로 접어든다. 결국 이 모든 행동의 결과는 학교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되며, 드라마는 죄와 벌, 선택과 책임의 문제를 날카롭게 제시한다. 《인간수업》은 단순한 범죄극을 넘어, 청소년들이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되는가에 대한 배경과 심리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돈, 가정환경, 사회적 고립, 부모의 무관심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하나의 큰 비극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주요 등장인물 분석 – 죄책감과 생존 사이에서
《인간수업》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내면에는 깊은 상처와 결핍, 갈등을 품고 있다. 각각의 캐릭터는 극단적인 선택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현실을 살아가고 있으며, 이들이 벌이는 모든 행동은 단순한 일탈이 아닌, 생존과 자아의 문제로 귀결된다. 오지수(김동희 분)는 극의 중심에 선 인물로, 성실하고 조용한 모범생이지만, 실상은 치밀하게 계획된 불법 알선 사업을 운영하는 범죄자다. 그의 이중적인 삶은 시청자에게 강한 충격을 주며, ‘왜 이 아이가 이런 범죄를 저질렀을까’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그의 선택은 궁극적으로 학비와 생계를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현실적이지만, 동시에 인간의 도덕성과 합리성 사이에서 갈등하는 복합적인 내면을 보여준다. 지수는 감정 표현이 적고 이성적인 듯 보이지만, 실상은 깊은 외로움과 죄책감에 시달리는 인물이다. 배규리(박주현 분)는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우등생이지만, 부모의 통제와 사랑 없는 환경 속에서 성장했다. 그녀는 지수의 비밀을 알게 된 후 이를 흥미롭게 받아들이며 범죄에 동참하게 되는데, 이는 그녀가 기존의 억압된 삶에서 벗어나 자율성과 통제를 쟁취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배규리는 단순한 공범이 아니라, 자신이 지닌 파괴 충동과 자기 연민을 범죄로 투사하는 위험한 인물이다. 그녀의 행동은 지수와는 다른 방식으로 도덕적 선을 넘나들며, 드라마의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서민희(정다빈 분)는 지수가 운영하는 사업에 고용된 여학생으로,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살아가며 보호받지 못하는 청소년의 현실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그녀는 이 사업을 통해 돈을 벌지만, 동시에 사회적 낙인과 불안, 위협에 노출되며 점차 심리적으로 무너져간다. 결국 그녀는 사건의 비극적인 열쇠가 되며, 드라마 전반에 걸쳐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의 무관심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다. 기태(남윤수 분)는 민희를 좋아하면서도 불법 촬영에 가담하고, 지수에 대한 질투심으로 사건을 악화시키는 인물이다. 그는 폭력성과 피해의식이 공존하는 불안정한 청소년으로, 드라마에서 주변 인물들과의 갈등을 통해 문제의식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조폭 김미노(최민수 분)는 지수가 고용한 보호자이자 관리자 역할로, 현실적인 폭력성과 권력의 속성을 대표한다. 그는 돈을 위해 움직이는 전형적인 어른이지만, 청소년들의 범죄가 성인이 개입함으로써 더 위험해진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외에도 등장하는 선생님, 부모, 경찰 등은 대부분 무책임하거나 무관심한 인물로, 청소년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한계를 부각한다. 이 드라마의 인물 구성은 단선적이지 않고 모두가 회색 지대에 위치해 있으며, 그 점이 인간의 본성과 사회 구조를 고발하는 데 효과적이다.
작품 총평 – 청소년 범죄와 사회적 무관심에 대한 날 선 질문
《인간수업》은 단순한 자극적 범죄물이 아니라, 사회 시스템의 부재 속에서 청소년들이 어떤 방식으로 생존을 선택하게 되는지를 깊이 있게 조명하는 드라마다. 이 작품은 “착한 아이가 왜 범죄자가 되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그 안에 숨겨진 사회적, 구조적 문제들을 하나하나 파헤친다. 가장 큰 특징은 ‘청소년’이라는 설정을 통해 관객의 선입견을 무너뜨린다는 점이다. 기존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청소년이 범죄에 휘말릴 경우, 대부분 외부 요인에 의한 피해자로 그려졌다면, 《인간수업》은 그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기획한 범죄의 주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하지만 그 선택이 곧 자유의지로 해석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비극적이다. 이는 그들이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연출은 전반적으로 어둡고 무거운 톤을 유지하며, 리얼리티를 강조한다. 고급스러운 시네마토그래피와 대비되는 청소년들의 무표정한 얼굴, 묵직한 대사, 정적인 구도가 긴장감을 극대화시킨다. 특히 범죄 장면이나 학교, 가정에서의 장면에서 보이는 ‘불편한 현실감’은 시청자로 하여금 마냥 감정 이입하기 어려운 경계 상태에 놓이게 한다. 배우들의 연기도 매우 인상적이다. 김동희는 기존의 밝고 순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범죄자이면서 동시에 죄책감에 시달리는 복잡한 내면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박주현은 반항적이고 복합적인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소화하며, 신예답지 않은 존재감을 드러냈다. 조연들의 연기도 극의 긴장감과 사실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인간수업》은 또한 부모 세대, 교사, 제도, 경찰 등 사회적 보호망이 얼마나 무기력하고 기능하지 않는지를 고발한다. 등장하는 어른들은 대부분 책임을 회피하거나, 청소년들의 문제에 무관심하며, 그 결과가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인간수업》은 우리 사회가 청소년을 어떻게 바라보고, 보호하지 못했는지를 묻는 사회 드라마이자, 개인의 도덕성과 책임에 대한 치열한 성찰을 담은 작품이다. 자극적인 설정을 넘어서, 그 안에 담긴 현실성과 메시지는 시청자에게 오래도록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이 드라마는 단순한 ‘청소년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날 우리 사회의 그림자를 들여다보게 만드는 강력한 질문이자 경고라고 할 수 있다.